[수입합성유] 고급 합성유에 대한 단상[feat. 파클 빌렌자](스압주의)제 차는 아반떼AD 1.6 gdi 입니다. 이제 갓 14,000km를 넘긴 팔팔한 아이지요. 제가 구입한 첫 신차이기에 지금까지도 정성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돈이 좀 들더라도 에스테르계 기유를 사용한 합성유를 찾게 되었던 거고, 이 게시판에 질문글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고수분들의 추천과 협력점 사장님(부산 남구점)의 추천으로 파클 빌렌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 이전 오일과의 비교
히스토리부터 보자면 출고 저마찰유(0w20)을 4천km까지 타다가, 블루멤버스 포인트로 모비스 MSO-Extreme으로 교체했었구요, 이번에 파클 빌렌자로 갈아탔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사용했던 오일과 비교하여 교환 후 고속도로 주행, 고경사 언덕길 주행을 시험적으로 주행해 본 소감을 통해 후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1) 쉘 저마찰유(0w20)
출고 당시 주입되어있던 저마찰유의 경우 확실히 연비면에서 이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속 주행시 주행질감이 떨어지고 고속 주행 중 가속 시에 킥다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들 시 엔진음도 gdi 특유의 '찰찰찰'하는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왔었구요. 4천km 타는 내내 후딱 바꿔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2) 모비스 MSO-Extreme(5w30)
출고 후 첫 오일 교환에서 합성유인 MSO-Extreme 5w30을 사용했었습니다. 이전의 저마찰유에 비해 점도 차로 인해 잦은 킥다운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여전히 2단이 연속적으로 내려가는 킥다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였습니다. 비록 킥다운 빈도가 확연히 줄어들긴 했으나, 그 외에 특별한 장점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점도가 올라가면서 연비에서 손해를 보았죠.
3) 파클 빌렌자(5w30)
어제 빌렌자로 교환한 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gdi 특유의 '찰찰찰'하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차내에서 유심히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이긴 하나, 가끔 그 소리가 들려올때마다 가벼운 금속 마찰음처럼 느껴져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고속 정숙성외에도 아이들 시 정숙성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킥다운의 경우에도 아주 심한 언덕길을 제외하고 2단이 연속적으로 내려가는 킥다운은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전 오일의 경우 킥다운이 한번 일어났을 때 리스펀스가 느려 스로틀을 킥다운 전과 유사하게 유지하는 방식의 조작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빌렌자로 교환한 후에는 킥다운이 일어난 후 출력반응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납니다. 그 결과 이전에는 꾹 누른다는 느낌의 스로틀링을 통해 킥다운을 유도했다면, 지금은 스위칭하는 개념으로 빠르게 '툭'치면서 킥다운을 유도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2단 연속으로 킥다운이 일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지게 되었죠. 즉, 킥다운에 관해서는 빠른 응답성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에스테르계 기유의 특성에 관한 단상
이것이 에스테르계 기유의 특성인지 빌렌자의 특성인지는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전 차량에서 수노코 스벨트와 하도 오일을 사용해본 경험을 반영해서 생각해보건데, 일반적으로 에스테르계 기유를 사용한 오일의 특징이라 생각되는 점 위주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1) 저마찰
점도가 갖는 오일의 특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나, 일반적으로 에스테르계 기유를 사용한 오일이 동일 점도의 타 오일 대비 엔진 내 마찰이 적은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두가지 관점에서 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먼저 타력주행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타 오일에 대비하여 에스테르계 오일을 주입한 경우 확연히 타력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개선 효과를 노려볼 수 있는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특징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후기를 읽어보면서 에스테르계 오일을 넣은 뒤 브레이크를 더욱 깊게 밟게 되었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엔진 내 저마찰로 인해 엔진브레이크가 보다 약하고, 그에 따라서 브레이크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2) 리스펀스
저는 소위 말하는 '이불킥'할 만한 상황에 대한 추억을 운전 중에 많이 떠올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은 발을 짧고 빠르게 까딱거리곤 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제 습관이지요. 그런데 에스테르계 기유를 쓰고 이 습관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단속적인 스로틀의 유동에 엔진이 정직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직관적인 운전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더불어서 리스펀스가 주는 일상영역에서의 가장 큰 장점은 락업클러치의 적극적인 활용이라 생각됩니다. 스로틀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스로틀의 조작 폭을 최소화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락업클러치의 개입여부를 결정하는 좁은 스로틀 조작범위를 충족시키는데 매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그 결과 연비에 도움이 되는 락업클러치가 보다 더 자주 개입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주행질감
이 부분은 극히 주관적인 요소라 표현하기가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혀드리면서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에스테르계 오일을 사용하신 분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이 '묵직하게 밀어주는 느낌이 좋다' 입니다. 저 역시 이 부분에 공감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지나가는 차량을 볼때, 엔진소리와 가속도를 비교하여 그 차가 '잘 나간다' 또는 '못 나간다'를 판단하곤 합니다. 엔진음이 큰데도 속도가 느리면 힘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지요. 묵직하게 밀어준다는 느낌 역시 이와 비슷한 요소가 아닌가 합니다. 운전자가 열어준 스로틀의 양만큼 정확하게 반응이 바로바로 오면 운전자는 더 이상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필요성을 못느끼게 될 것이고, 출력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한 엔진 내 마찰이 줄어듬으로 인해 발생하는 출력의 미미한 상승분 역시 감각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결국 원인은 앞서 언급한 저마찰과 빠른 리스펀스에 의한 효과라 할 수 있으나, 에스테르계 오일의 주요한 장점으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이기에 따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3. 결론
쓰다보니 말도 안되게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오일을 교환할때마다 가장 답답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 좋은 오일이고 나쁜 오일인지 알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깊이 있는 정보를 알기도 어렵고, 오일에 관심을 가진 사람 자체가 적어 판단하기에 충분한 수의 후기를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하여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됩니다. 혹시라도 저같은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