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랄을 집어 던지고 .... 다른 놈을 만났습니다.
이름: 악서비우스 *
http://clubsm3.com
등록일: 2007-10-14 01:11
조회수: 388 / 추천수: 1
자동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내가 사랑하는 차에게 잘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 동안 비싼 엔진오일을 먹여왔습니다. 1.000km를 달리고 순정오일로 교환한 뒤 6,000km를 달리고 패트로캐나다를 썼습니다. 우리 동호회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믿고. 확 달라진 차에 참 신기하더군요. 이런 거로구나....
그 뒤 역시 동호회에서 주워들은 bp7000을 세 번 정도 썼습니다. 패트로캐나다 때처럼 놀랄 정도는 아니었지만 훨씬 듬직하면서 잘 달리더군요. 요놈으로 끝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더 좋은 것도 있다는 말도 듣곤 했지만 참았습니다. 1.5 차량에 뭘 그리 호사를... 그러다 아랄을 썼습니다. 미션 오일도 아랄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로 변합디다. 정말 만족했습니다. 어디든 달릴 수 있을 것 같고 달리고 싶었습니다. 간사하게도 참 빨리도 bp를 잊었습니다. 요옥쉬이 아랄이로군. 그러던 중 아랄과 값은 같지만 더 좋은 놈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디비뇰이란 독일 제품인데 아랄과 고속발 잘 받는 아집 사이에 위치한다더군요. 흔히들 아랄은 정상적 범위 내에서 괜찮지만 초기 가속이 좀 더디고 아집은 고속은 좋은데 소음이 좀 있다고 하는데 겪어보질 않아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중간이라니 다음엔 그걸로 한 번 해봐야겠다....
오늘 2학기 중간고사도 끝나고 오랜만에 일요일이 생겼습니다. 올 여름 동안 내내 비때문에 세차도 제대로 못 하고 왁스 작업도 제대로 못 한지라 세차하고 집에 돌아오다 보니 지난 번 엔진오일 교환하고 7,000km 정도 달렸네요. 합성유는 10,000km 정도 쓸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sm3 오일량이 좀 적은지라 저는 대략 7-8천 쯤에서 교환하므로 대략 교환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원 고색동에 있는 BDM에 갔습니다. 염두에 두었던 디비뇰을 한 번 써보려고. 교환점에 가서 지금까지 오일 편력기를 쭉 이야기하고 디비뇰을 생각한다고 말씀드리자 사장님께서 좋은 것을 선택하셨는데 새로 들어온 놈이 있는데 한 번 보시라 권하십니다. 처음 듣는 이름인데 1L 깡통에 들어있습니다. 일본 제품입니다. 이름은 <파워 클러스터 빌렌자> 일반용과 레이싱 용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저는 일반용 5-40을 골랐습니다. 가격은 아랄, 디비뇰보다 4,000원이 비싼 26,000원이었습니다. 레이싱용은 얼마 전 용인 서킷에서 있었던 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자랑이 대단합디다. 레이싱용은 리터에 58,000원도 있더군요. 옆에 있던 다른 손님께선 0-40으로 하시지 하며 애석해 하시더군요. 뉘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파워 클러스터 빌렌자 5w-40>으로 결정하고 교환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가지 쓰던 아랄은 PAO 제품이라 선택한 제품과는 성질이 다르므로 세척 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름으로만 알던 '에스테르'인데 이건 한 술 더 떠 'COMPLEX ESTER'라더군요. 뭔 소린진 모릅니다. 엔진 안에 있던 기존 오일을 뺍니다. 아주 긁어내듯 하더군요. 차 앞을 들었다 뒤를 들었다 하고는 고압 공기총을 쏘고... 요 작업에 10분 이상 들어갑니다. 그리고 kixx 플러슁 오일을 세 통이나 붓더니 또 10분 정도 돌리고 또 차 앞뒤를 들었다 놨다 빼내고 고압 공기를 오일 팬, 오일필터 구멍에 쏘고 새 엔진오일은 언제 들어가는 건지. 그리고 드뎌 새 오일이 들어갑니다. 새 오일 필터 장착, 새 오일 주입, 에어 필터 교환. 그리고 30초간 엔진 기동 후 끄고 오일 주입량 확인. 확인 시간 약 5분.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지만 정비사님들이 친절하고 재미있으신 덕에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배가 고팠을 뿐. 이제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혹시? 이 양반들 나보다 더 내 차를 사랑하나?
저는 속으로 '내가 이래뵈도 지금까지 1.5 일반 차량엔 과분한 최고급 엔진 오일만 썼어. 뭐 얼마나 달라졌겠는가' 의심하며 차를 몰고 귀가 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평소 버릇대로 달렸습니다. 근데... 근데 말입니다. 좀 전까지 제가 타던 차완 달라져 있습니다. 순정에서 패트로캐나다로 넘어갔을 때 충격이 되살아납니다. 지금까지 합성유로만 관리해 온 찬데 변해야 얼마나 변하겠는가? 충분히 변합디다. 치고 올라가는데 정신 없습니다. 그러다 놀랐습니다. 달리다 악셀링을 멈추면 애가 좀 속도가 줄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근데 달립니다. 엔진 소리도 좀 전 아랄이 묵직하게 깔리는데 반해 이 놈은 조금은 더 고음이지만 음량이 줄었습니다. 오르막도 좀 가벼워졌습니다. 참으로 물건 만났습니다. 뭐, 조금 지나면 또 적응하고 이 느낌도 서서히 사라지겠지만 말입니다.
차량이나 오디오에 관한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좋고 비싼 차를 타고 싶지만 대부분의 일반인은 힘들죠. 그러니 지금 차를 제대로 가장 좋은 상태로 타고 싶은 마음이 클 겁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엔진 오일이나 타이어를 고민하고 갈등하시죠. 제 기준은 이렇습니다. 자동차에 쓰는 오일과 타이어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은 비싸니까. 그래서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오일을 사용합니다. '순정이냐 합성유냐'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 많은 차 중에 지금의 차를 선택한 이유는 '기냥. 좋잖아' 이거 아닙니까? 저는 '합성유는 심리적 만족일 뿐 실제 이득은 크지 않다'는 말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자동차에 대한 제 기준은 제 심리적 만족입니다.
오늘 교환하시던 정비사님께서 한 마디 하시더군요. 'sm3는 좋겠어요. 오일량이 적어서 다른 차보단 부담이 덜 하잖아요.' 그렇습니다. 제가 비싼 오일 쓰는 이유 중 한 가지이기도 합니다.